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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창업일기 #prologue 김영하작가가 쓴 <여행의이유> 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자신은 여행지에서 음식을 고르는 일에 그다지 신중하지 않은데 음식이 맛있으면 그걸로 좋은 일이고 만일 맛이 없으면 그땐 글로 쓰면 되니 어떤 음식이건 상관이 없다는 거다. 오히려 형편없는 음식일때 글은 더 좋을수도 있는거니까.
얼마전에 “그래서 요즘은 하고 싶은 일이 뭐에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요즘 멘델스존의 무언가에 빠져있던터라, “중고피아노 한대 사서 무언가 연습하고 싶어요. 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면 더 좋겠죠” 그랬더니 질문한 상대가 아연실색하며 “아니요, 사업적목표요. 거창한국수를 어떻게 키우실건데요”
요즘 고민이 참 많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업인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의 P형 답지 않게, J형이 볼땐 그거 성실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듯)
그런데 그저 이건 국수를 만들고 파는일 수준. 사업이라고 하기 힘들수도 있겠다 싶다. 얼마전에는 이런 질문도 받았다. “매출이 생각보다 작네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지금의 시스템이라면, 국수를 만들기위해 식재료를 물성에 따라 가공하는데 2일, 국수를 널어넣고 저온으로 건조하는 시간 최소 70시간.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창한국수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다 말았다. 어떤 일에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고민이 많다. 이젠 정말로, <사업>이라는걸 해봐야할텐데.
그래서 나도 글도 써보기로 했다. 이 글은 이제 나도 어엿한 사업을 해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고, 잘 안되더라도 글이라도 남겠지. 물론 잘 되겠지만.
아참, 제가 겪었던 말도 안되는 시행착오들도 자세히 써볼예정이니 회사 때려치고 사업준비하시는 분들에게도 작은 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한번 해보고, 써보겠습니다.
사진은 여성조선에서 취재왔을때 강부연기자님께 부탁드려서 찍은 사진. 벌써 몇년전인지. 엄마 아빠 젊었네. 나도 그렇고
그리고, 물론 톨스토이의 그 유명한 문장처럼 불행한 직장인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겠지만 그래도 직장이 났습니다. 아니, 적확한 문장은 이거일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이 났습니다”